회복 2일차, 텃밭 출근 2일차 – 몸은 생각보다 솔직했습니다

뇌동맥류 수술 후 회복 기록 2일차.

오늘은 회복 2일차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어제 저녁에는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었다. 충분히 쉬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침이 되자 몸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엄마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눈은 떠졌지만 몸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내 몸 위에 무거운 이불을 여러 겹 덮어놓은 것처럼 천근만근이었다.

어제 엄마는 오늘 들깨 모종을 뽑아 심을 예정이라고 말씀하셨다.

평생 농사를 지어오신 엄마는 해가 뜨기 전에 일을 마치는 것이 습관이다.

그래서 조금은 억지로 몸을 움직여 보았다.

엄마는 이미 일을 시작하고 계셨다

동네 다른 분의 밭에 도착했을 때 엄마는 이미 필요한 만큼의 들깨 모종을 모두 뽑아 놓으신 상태였다.

나는 뒤늦게 도착해 모종을 받아 들고 엄마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텃밭으로 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더위를 걱정했는데 오늘은 오히려 조금 추웠다.

엄마가 긴바지와 잠바를 입고 모자를 쓰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맞았다.

예전 같았으면 괜찮다고 했을 텐데 요즘은 몸이 보내는 신호를 조금 더 믿어보기로 했다.

회복 중인 몸은 예전 같지 않았다

오늘 내 역할은 들깨 모종을 세 개씩 나누어 심을 자리에 놓아주는 일이었다.

엄마는 모종을 심고 나는 배달을 했다.

모종을 모두 나누어 놓은 뒤 나도 직접 심기 시작했다.

엄마는 들깨 모종의 머리를 맞추고 너무 위로 올라오지 않게 심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엄마 말씀을 제대로 듣지 않았던 것 같다.

나중에 보니 엄마가 내가 심은 것을 다시 뽑아 심고 계셨다.

순간 웃음이 났다.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엄마의 경험은 나중을 보는 지혜였다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들깨는 생명력이 강해서 살아는. 살아. 그런데 너무 높게 심으면 나중에 키만 커."

키만 크게 자라면 들깨가 많이 열리지 않는다고 하셨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쉽게 쓰러질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내 건강이 떠올랐다.

수술 후의 내 모습도 비슷했던 것 같다.

나는 빨리 예전처럼 일하고 싶었다.

강의도 하고 싶었고, 책도 쓰고 싶었고, 심리검사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엄마가 들깨를 다시 심어주셨듯이 내 몸도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 같다.

조금 더 깊게 뿌리를 내리고 가라고.

조금 더 천천히 회복하라고.

지금은 키를 키우는 시기가 아니라 뿌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기라고.

오늘의 회복 일기

오늘 텃밭에서 오래 일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나는 아직 회복 중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회복은 열심히 한다고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엄마가 들깨를 심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배운다.

너무 빨리 자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래 버틸 수 있도록 뿌리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오늘은 회복 2일차.

그리고 엄마 텃밭 출근 2일차.

몸은 여전히 무겁지만 마음은 어제보다 조금 더 편안했다.

회복도 그렇게 하루하루 자라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나는 몸이 쉬어 달라는 신호를 무시하고 있지는 않을까?
  •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성과일까, 회복일까?
  • 나는 지금 키를 키우고 있는 걸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걸까?

회복 기록 시리즈
회복 1일차, 그리고 엄마 텃밭 출근 1일차에 이어
오늘은 회복 2일차, 텃밭 출근 2일차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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