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4일차, 혈압보다 더 궁금했던 내 몸의 이야기

뇌동맥류 수술 후 회복 기록 4일차.
오늘은 텃밭 출근 대신 엄마와 함께 시골 장날에 다녀왔습니다. 버스를 타고 시장에 가는 길, 병원에서 받은 24시간 혈압측정, 그리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다시 생각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오늘은 텃밭 대신 시장에 가는 날

오늘은 회복 4일차입니다.

오늘은 엄마가 시장에 다녀오자고 하셔서 텃밭에는 출근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이곳은 시골입니다.

지금은 버스가 다니지만,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버스가 다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전에는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갔습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버스가 많이 다니는 것 같지만, 그래도 도시처럼 자주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침 6시대, 9시대, 11시대,
오후 2시대, 5시대

이렇게 버스가 온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운전을 하고 내려왔기에 이런 버스 시간에 신경 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뇌동맥류 수술 후에는 운전하는 것이 아직 어렵습니다.

이번에는 차가 없는 관계로 버스를 타고 시장에 가기로 했습니다.

마침 오늘이 이곳의 장날이기도 했습니다.


시골 버스 안에서 만난 정겨운 안부

동네 어르신 한 분도 장에 가신다고 해서 함께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버스가 오는 것을 보고 함께 버스에 올랐습니다.

버스는 이곳저곳 동네를 들러 우리가 가야 하는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기사님과 동네 어르신들이 서로 다 알고 지내는 것 같았습니다.

버스에 오르는 분마다 인사를 나누고, 아픈 곳은 없는지,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지 묻는 모습이 참 정겨웠습니다.

도시에 살 때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기도 했지만, 곧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시골 인심이구나.”

누군가의 건강을 묻고, 누군가의 안부를 기억하는 일.

그것도 회복 중인 제게는 따뜻한 장면으로 다가왔습니다.


시장보다 먼저 병원에 간 이유

정류장에 도착한 뒤 저는 먼저 병원부터 갔습니다.

오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집에서 혈압을 체크했을 때 수치가 136/101이었습니다.

이완기 혈압이 높게 나와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가 찾아본 바로는 이완기 혈압이 높을 때 눈이 침침하거나 얼굴에 열이 오르고, 어지러움, 두통, 가슴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제게 그 증상들이 모두 있었습니다.

눈도 침침했고, 얼굴에 열이 오르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어지럽고 머리도 아팠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넘기지 않고 병원에 들렀습니다.


높은 혈압인 줄 알았는데, 저혈압이라고 했습니다

접수를 하고 조금 기다리자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진료실에 들어가 현재 상태를 말씀드렸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먼저 혈압부터 체크해 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혈압을 재는 과정에서 의사 선생님이 왼쪽 팔의 혈압을 두 번이나 체크하셨습니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 다시 오른쪽 팔에서도 혈압을 측정하셨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혈압이 맞습니다.”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사실 저는 뇌동맥류 수술 전에는 원래 저혈압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술 후 눈이 침침하고, 얼굴에 열이 오르고, 어지럽고, 두통이 심해 병원을 찾았을 때 혈압이 150이 넘어가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 혈압약을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진료에서 의사 선생님은 다른 가능성도 설명해 주셨습니다.

실제 고혈압이 아닌데도 일시적으로 높게 측정된 혈압 때문에 혈압약을 복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더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24시간 혈압측정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24시간 혈압측정을 시작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제 손가락에 링처럼 생긴 장치를 끼워주셨습니다.

24시간 동안 혈압 변화를 체크해 보자고 하셨습니다.

주의사항도 설명해 주셨고, 내일 다시 보자고 하셨습니다.

또 한 가지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갑상선 문제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일단 채혈을 하고 나온 상황입니다.

병원을 나오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은 숫자 하나로만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

내가 느끼는 증상과 실제 몸의 상태가 다를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살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배웠습니다.


매실을 사러 장터를 돌았습니다

병원 일을 마친 뒤에는 원래의 목적이었던 장보기를 시작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매실을 사야 했습니다.

어디에서 매실을 파는지 기웃거리며 장터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러다 튼실하게 생긴 매실을 발견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보고 괜찮겠다 싶어 매실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오이와 아삭고추도 사고, 보리쌀도 샀습니다.

동네 어르신과 함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장날의 공기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매실이 꽤 무거웠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들고 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회복 중인 몸입니다.

무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회복은 무리하지 않는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많은 일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텃밭에는 출근하지 못했지만, 버스를 타고 시장에 다녀왔습니다.

시골 버스 안에서 어르신들의 안부를 들었고, 병원에서 제 몸 상태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혈압이 높다고만 생각했는데 병원에서는 저혈압이라고 했습니다.

24시간 혈압측정도 시작했고, 갑상선 검사도 하게 되었습니다.

건강은 참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 같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
필요할 때 병원에 가는 것.
무거운 것은 무리해서 들지 않는 것.
돌아올 때는 택시를 타는 것.

이런 작은 선택들이 지금 제게는 회복의 일부입니다.

오늘은 회복 4일차.

텃밭 출근은 하지 못했지만, 제 몸의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까이 들은 날이었습니다.

내일 24시간 혈압측정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한 가지를 다시 생각합니다.

회복은 참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맞게 조절하는 일입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나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숫자 하나로만 판단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무리해서 일상을 밀어붙이고 있지는 않을까요?
  • 회복을 위해 오늘 내가 줄일 수 있는 무리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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