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수술 후 7개월, 이제야 진짜 회복을 시작합니다
뇌동맥류 수술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애썼지만, 몸은 아직 회복 중이었습니다. 병약했던 부모님과 나의 체질, 그리고 엄마 곁에서 시작한 진짜 쉼의 기록입니다.
수술은 끝났지만 회복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뇌동맥류 수술을 하고 난 후에도 나에게는 쉼의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돌이켜보면 나는 원래 건강하지 못한 체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만함과 교만함이 있었던 것 같다. 수술만 끝나면 다시 예전처럼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보다 빨리 일을 시작했다.
뇌 수술 후에도 나는 일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수술 후 나는 두 권의 책 작업을 마무리했다.
한 권은 이미 대부분의 원고가 완성된 상태였기에 교정과 디자인 방향을 정하는 정도의 작업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 권은 달랐다.
내가 오랫동안 해오고 있는 푸드표현예술치료 활동, 푸놀치를 통해 스스로의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작업이었다.
카메라로 과정을 담고, 글을 쓰고, 내용을 정리하며 책으로 완성해 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때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뇌 수술을 받은 사람에게는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몸은 아직 회복 중이었는데, 나는 이미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고 애쓰고 있었다.
나는 아직 회복 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책 작업뿐만 아니었다.
자격과정 운영, 강의, 심리검사, 집단상담 수업도 조금씩 다시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쉬라고 이야기했지만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고 나서야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아직 회복 중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진행하던 일들을 하나씩 다른 선생님들에게 인계했다. 그리고 정말 쉬어보기로 했다.
오늘, 엄마가 계신 곳으로 내려왔습니다
오늘 나는 엄마가 계신 곳으로 내려왔다.
이번에는 일을 가져오지 않았다. 원고도, 계획표도 잠시 내려놓기로 했다.
얼마나 쉬겠다는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그냥 자연 속에서 머물며 몸이 회복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병약했던 부모님, 그리고 나의 건강하지 못한 체질
생각해 보면 나는 원래 건강한 사람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몸이 많이 약하셨고, 엄마 역시 평생 아픈 곳이 많으셨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병원을 다니는 모습은 내게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젊은 시절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내가 50대 후반이 되었을 때도 부모님이 살아 계실까?”
예전에 내가 심리 공부를 시작하던 30대 시절, 지금의 내 나이쯤 되어 보이는 선생님들이 많았다.
그분들이 연세 드신 부모님과 생활하며 느끼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조금 부럽기도 했다.
우리 부모님은 그때까지 살아 계시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50대 후반의 나, 80대 후반의 엄마
그런데 지금 나는 50대 후반이 되었고, 엄마는 80대 후반이 되셨다.
놀랍게도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엄마도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이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내가 더 아픈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힘들어하자 엄마는 두 팔 벌려 나를 기다려 주셨다.
“와서 좀 쉬어라.”
엄마는 여러 번 그렇게 말씀하셨다.
어쩌면 나보다 엄마가 더 간절하게 내가 쉬기를 바라고 계신 것 같다.
회복도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몰랐다.
회복도 노력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은 때로 멈춤을 요구하고, 쉼을 요구한다.
그 시간을 받아들이는 것도 회복의 일부라는 것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오늘부터 진짜 회복 1일차가 시작된 것 같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성과가 아니라 회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좋은 회복의 장소는 엄마가 기다리고 있는 이곳인지도 모르겠다.
마무리하며
뇌동맥류 수술 후 회복은 단순히 병원 치료가 끝났다고 마무리되는 일이 아니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고, 무리했던 나를 인정하고, 다시 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이번 글은 나의 회복 기록이지만, 어쩌면 비슷한 수술을 경험했거나 중년 이후 몸의 변화를 느끼는 누군가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수술은 끝났지만, 회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은 질문
- 나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있지는 않을까?
- 회복이 필요한 순간에도 성과를 내려고 애쓰고 있지는 않을까?
- 내 몸은 지금 쉼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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