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12일차, 엄마 꽃밭을 돕다가 팔에 통증이 왔습니다
뇌동맥류 수술 후 회복 기록 12일차.
아침 산책 후 엄마의 꽃밭 정리를 돕다가 오른쪽 팔에 통증이 생겼습니다. 회복 중에는 작은 무리도 몸의 신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배운 하루였습니다.
아침 산책길, 낮과 밤의 온도 차를 느꼈습니다
오늘은 회복 12일차입니다.
오늘도 루틴대로 아침 산책을 가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엄마 방을 보니 엄마는 방에 안 계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집을 나섰습니다.
요즘은 기온 차 때문인지 개울에 조금 늦게 나가도 물안개가 살짝 피어 있습니다.
낮에는 후덥지근해서 짜증이 날 만큼 더운데, 밤이 되면 이곳은 제법 춥습니다.
창문도 닫고 겨울 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입니다.
낮과 밤이 너무 다른 날씨 속에서 몸도 적응하느라 애를 쓰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상하게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빠르게 발길을 돌렸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엄마는 꽃밭에서 풀을 뽑고 계셨습니다
집 가까이 오는데 꽃밭 쪽에서 엄마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엄마는 그냥 계시지 않았습니다.
아침부터 꽃밭에 앉아 풀을 뽑고 계셨습니다.
군데군데 풀은 이미 뽑혀 있었고, 자기 몫을 다한 꽃들도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엄마는 참 깔끔한 사람입니다.
일을 시작하면 끝까지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대충 하는 법이 없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났습니다.
저도 일을 시작하면 완벽까지는 아니어도 정확하게, 미리 해두어야 마음이 편한 사람입니다.
이런 성향도 엄마를 닮은 것 같습니다.
꽃밭을 돕다가 오른쪽 팔이 삐끗했습니다
저는 엄마가 뽑아 놓은 풀을 감나무 밑에 버리고, 엄마가 가위로 꽃을 정리하시던 일을 대신했습니다.
그렇게 꽃밭 정리를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햇빛이 점점 따가워졌습니다.
엄마는 제 얼굴이 많이 탔다며 계속 들어가라고 하셨습니다.
“너 햇빛 받으면 안 된다.”
엄마는 걱정이 많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엄마를 도왔습니다.
아침 9시가 넘어가고 있었지만 꽃밭 정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밥 먹고 하자고 해도 엄마는 싫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30분 정도를 더 하고 나서야 마무리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저도 몸의 신호를 받았습니다.
엄마를 도와 꽃밭을 정리하던 중 오른쪽 팔이 조금 삐끗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부위가 점점 이상해졌습니다.
염증이 생겨 곪을 때처럼 기분 나쁜 자극이 계속되었습니다.
무엇을 하려고 해도 팔이 불편했습니다.
회복 중인 몸은 작은 무리에도 크게 반응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넘겼을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뇌동맥류 수술 후 몸의 회복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한 가지 증상이 생기면 더 신경이 쓰입니다.
회복 중인 몸은 작은 무리에도 크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마음과 할 수 있는 몸은 다를 수 있습니다.
돕고 싶은 마음도 중요하지만,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도 무리한 날이었습니다
오전 내내 엄마는 “아이고, 아이고.” 하셨습니다.
괜히 속상하고 안쓰러웠습니다.
엄마는 조금만 움직여도 삭신이 쑤신다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엄마도 무리를 하신 것입니다.
그래도 배는 고프셨나 봅니다.
엄마가 잔치국수를 끓여 먹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밭에 가서 호박을 따왔습니다.
호박을 볶아 고명으로 올리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국수를 만들어 드렸습니다.
엄마가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감사했습니다.
몸은 힘들어도, 엄마가 잘 드시는 모습은 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팔 통증 때문에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오른쪽 팔의 불편감은 계속되었습니다.
무엇을 하는 것이 힘들 정도였습니다.
결국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여동생이 제부와 함께 집에 와 있었습니다.
동생과 함께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목요일이라 이곳 병원들이 대부분 오후 2시에 진료를 마치는 날이었습니다.
다행히 한 곳만 진료를 보고 있었습니다.
의원에서는 우선 염증약을 처방해 주셨고, 계속 아프면 내일 정형외과에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집에 돌아와 엄마가 쓰시는 파스를 붙였습니다.
그런데 제 피부에는 파스도 조금 독하게 느껴졌습니다.
요즘 옻 반응도 있었고 피부가 예민해진 상태라 그런지 파스 자극도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동생이 계속 붙이고 있으라고 잔소리를 해서 일단 붙이고 있습니다.
오후에도 엄마는 몸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오후에도 엄마는 몸이 힘드신지 짜증스러운 모습을 보이시고 계속 누워 계셨습니다.
그런데 마을 어르신들에게도 루틴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회관 앞으로 나가지 않자 두 분의 어르신이 엄마를 부르러 오셨습니다.
엄마는 나가고 싶은 마음 반, 나가기 싫은 마음 반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가서 이야기하고 놀면 좀 괜찮아지겠지.”
그리고 엄마는 회관을 향해 가셨습니다.
엄마에게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은 또 다른 회복의 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회복 일기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엄마도, 저도 모두 몸의 신호를 받은 날이었습니다.
엄마는 꽃밭을 정리하다 삭신이 쑤셨고, 저는 엄마를 돕다 팔에 통증이 생겼습니다.
회복 중에는 마음만 앞서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배웠습니다.
오늘의 회복은 많이 한 하루가 아니라, 무리한 뒤 몸의 신호를 다시 알아차린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오른쪽 팔 상태를 조금 더 살펴보려고 합니다.
통증이 계속된다면 정형외과에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회복은 몸을 이기는 일이 아니라, 몸의 말을 듣는 일이라는 것을 오늘도 배웁니다.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은 질문
- 회복 중인데도 예전처럼 움직이려고 하고 있지는 않나요?
- 가족을 돕는 마음 때문에 내 몸의 신호를 놓치고 있지는 않나요?
- 통증이 생겼을 때 “괜찮겠지” 하고 넘기고 있지는 않나요?
회복일기 시리즈
이 글은 뇌동맥류 수술 후 회복 과정을 기록하는 「회복일기」 시리즈입니다.
회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하나씩 알아가고, 일상의 속도를 조금씩 늦추며 다시 건강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선 회복 이야기와 이후 이어지는 기록은 블로그 「회복일기」 카테고리에서 계속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한 줄
회복 중에는 마음보다 몸의 속도를 먼저 들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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