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28일차, 외출 중 두통이 생겼지만 가족과 함께한 하루가 힘이 되었습니다
뇌동맥류 수술 후 회복일기 28일차.
가족과 함께 부여 궁남지를 다녀오는 동안 오전부터 두통이 이어졌습니다. 다행히 오후가 되면서 증상은 조금씩 사라졌지만, 회복 중에는 차량 이동과 긴 외출도 몸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요즘 저는 외출할 때 두통약과 소화제, 모기에 물렸을 때 바르는 약을 챙기며 몸의 변화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평소 시간에 저절로 눈이 떠진 회복 28일차 아침
오늘은 특별한 소음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평소에 일어나던 시간에 눈이 떠졌습니다.
사람의 습관은 참 무서운 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알람이 울려도 일어나기 싫어 조금만 더 누워 있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주말이 되어 더 자도 되는 날에는 알람이 없어도 평소 시간에 눈이 떠지곤 합니다.
오늘 아침이 꼭 그런 날이었습니다.
밖에서는 비가 내리고 바람도 세차게 부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더 누워 있어도 되었지만 이미 눈이 떠진 뒤라 주변의 움직임이 하나씩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은 엄마가 잘 주무셨는지 가장 먼저 물었습니다
이번에는 엄마와 제가 동생 집에서 처음으로 잠을 잤습니다.
동생은 자신의 집에서 언니와 엄마가 처음 자는 것이 신경 쓰였던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리가 자고 있는 방으로 와서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잘 잤어?”
엄마는 잘 잤다고 대답하셨습니다.
엄마가 낯선 곳에서도 편안하게 주무셨다는 말을 들으니 저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나이가 들면 잠자리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잠을 설칠 수 있습니다. 특히 평소 통증이 있거나 수면이 깊지 않은 어르신에게는 침대와 실내 온도, 화장실 위치 같은 작은 환경 변화도 불편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잘 잤다고 말씀해 주신 것이 더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동생이 차려준 아침에서 가족의 변화를 느꼈습니다
동생은 대단한 것을 준비한 것은 아니라며 아침을 차려주었습니다.
밥도 하고 블루베리와 딸기, 우유를 넣어 주스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습니다.
‘정말 이런 날이 오기도 하는구나.’
저는 오랫동안 동생이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동생의 집에서 엄마와 함께 잠을 자고, 동생이 만들어 준 아침을 먹는 이런 상황을 한 번도 예상해 보지 못했습니다.
삶은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을 어느 날 자연스럽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가족의 모습이 달라지고 서로 돌봄을 주고받는 방식도 변합니다. 오늘 아침은 단순히 밥을 먹는 시간이 아니라 동생이 엄마를 챙기고, 언니인 저를 배려하는 모습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가족의 돌봄과 정서적 안정은 회복 중인 사람에게 큰 힘이 됩니다.
몸이 아플 때는 치료와 약도 중요하지만, 내가 누군가의 돌봄 속에 있다는 느낌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제부와 함께한 푸놀치가 특별했습니다
동생이 아침밥을 준비하는 동안 저는 제부와 함께 푸놀치를 했습니다.
푸놀치는 음식이나 자연 재료를 활용해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표현해보는 활동입니다.
푸놀치는 재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재료를 통해 마음을 표현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부가 이런 활동을 낯설어하거나 싫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거부하지 않고 함께해 주었습니다. 제 말을 따라 차분하게 참여해 준 것이 고마웠습니다.
가족끼리도 대화를 하려고 하면 오히려 어색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무엇인가를 함께 만들거나 표현하는 활동이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게 해주기도 합니다. 저 역시 제부와 푸놀치를 함께하면서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부 사무실 텃밭에서 채소를 수확했습니다
아침을 먹은 뒤 우리는 제부의 사무실에도 가보았습니다.
제부 사무실에는 작은 텃밭이 있다고 했습니다. 텃밭에는 고추와 토마토, 가지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관리를 자주 하지 못해서인지 토마토와 가지에는 상처가 많이 나 있었습니다. 그래도 먹을 수 있는 것들을 골라 고추와 토마토, 가지를 따왔습니다.
회복을 위해 시골에서 지내면서 자연 속에서 무언가를 보고 만지고 수확하는 일이 제게 작은 활력이 된다는 것을 자주 느낍니다.
다만 텃밭 활동은 생각보다 허리를 많이 숙이고 손을 사용해야 합니다.
회복 중이거나 몸의 균형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는 짧게 활동하고, 비가 내린 뒤 미끄러운 흙길이나 젖은 바닥을 조심해야 합니다.
부여 궁남지에서 연꽃과 다양한 수련을 만났습니다
집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부여에 들러 연꽃을 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전주 덕진공원에 갈까 생각했지만 부여 궁남지가 더 넓을 것 같아 목적지를 바꾸었습니다.
직접 도착해 보니 궁남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습니다.
다만 연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는 시기는 조금 지난 듯했습니다. 이미 진 연꽃이 많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아직 남아 있는 연꽃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조금 더 가보니 수련도 보였습니다.
저는 수련의 색과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핑크색과 흰색, 빨간색 정도만 떠올렸는데 그보다 훨씬 다양한 색과 모양의 수련이 피어 있었습니다.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동안에는 자연스럽게 통증과 불편함에만 머물던 마음이 꽃과 물, 주변의 풍경으로 옮겨갑니다.
자연이 몸의 증상을 직접 없애주지는 않지만, 회복 중인 마음을 잠시 쉬게 해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오전부터 두통이 계속되었습니다
오늘은 오전부터 두통이 있었습니다.
전날 외출 후에도 속이 불편하고 머리가 아팠기 때문에 피로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충분히 쉬지 못한 채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두통이 계속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두통의 원인을 한 가지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전날의 피로와 수면 상태, 차량 이동,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식사 상태와 목·어깨의 긴장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영향을 주었을 수 있습니다.
두통이 생기면 살펴보는 증상
- 평소와 다른 강도의 두통인지
- 쉬었을 때 조금씩 줄어드는지
- 어지러움이나 반복되는 구토가 함께 나타나는지
- 시야가 흐리거나 말이 어눌해지지는 않는지
-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달라지지는 않는지
오늘의 두통은 오전에는 계속되었지만 오후가 되면서 조금씩 줄어들었습니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두통이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증상이 사라진 것은 다행이지만, 두통이 없어졌다고 바로 다른 일을 이어가기보다는 충분히 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회복 후 외출할 때 챙기는 물건이 달라졌습니다
회복을 시작한 뒤 외출할 때 챙기는 물건도 달라졌습니다.
요즘 저는 되도록 외출할 때 두통약과 소화제를 챙겨 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외출에서는 식사 후 속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파 소화제와 두통약이 필요했습니다. 몸이 언제 불편해질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평소 사용해 온 약을 준비하면 갑작스러운 증상에 조금 더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시골에서 생활한 뒤로는 모기에게도 자주 물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모기에 물린 뒤 가려움과 붓기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벌레 물림용 바르는 약도 함께 가지고 다닙니다.
특정 제품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피부에 맞고 평소 사용해 온 외용제를 준비해두는 것입니다.
외출용 약은 증상을 무조건 참고 일정을 계속하기 위한 준비가 아니라, 갑작스러운 불편에 대처하며 몸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한 준비입니다.
약을 가지고 다니더라도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켜야 합니다.
평소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두통약이나 소화제를 함께 복용해도 되는지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모기 물린 곳에 바르는 약도 제품의 사용 방법을 따르고, 상처가 난 부위나 넓은 피부에 반복해서 과도하게 바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차량 이동도 회복 중인 몸에는 활동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 것은 가만히 앉아 있기 때문에 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시간 차량에 앉아 있으면 몸은 계속 작은 흔들림과 진동을 견뎌야 합니다.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서 목과 어깨가 긴장할 수 있고, 휴게소와 식당, 관광지에서 차를 타고 내리는 동작도 반복됩니다.
회복 중에는 이런 이동 자체가 피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하는 날씨에는 기온과 습도 변화까지 더해져 몸이 더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하는 외출이 즐겁더라도 중간중간 앉아서 쉬고, 물을 마시며 활동 시간을 너무 길게 잡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든일곱 엄마에게도 긴 외출은 피로였습니다
완주에 도착하자 엄마는 피곤하다고 하셨습니다.
엄마는 방으로 들어가 안마의자에 앉아 몸을 풀었습니다.
엄마는 올해 여든일곱이십니다.
연세가 있는 어르신에게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일과 관광지를 걷는 일이 생각보다 큰 체력 소모가 될 수 있습니다.
외출하는 동안에는 즐거워 보여도 집에 돌아온 뒤 피로가 갑자기 몰려올 수 있습니다.
고령의 부모님과 외출할 때 살펴볼 점
- 하루에 너무 많은 장소를 방문하지 않기
- 화장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 오래 걷지 않도록 중간에 쉬는 시간 마련하기
- 물과 필요한 약을 챙기기
- 집에 돌아온 뒤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하기
엄마가 안마의자에 앉아 쉬는 모습을 보며 즐거운 외출 뒤에는 반드시 충분한 휴식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뚱딴지꽃을 심고 더 하지 않고 멈췄습니다
저는 제부 사무실 근처에 피어 있던 뚱딴지꽃을 조금 파왔습니다.
집에 도착한 뒤 그 꽃을 엄마의 꽃밭에 심었습니다.
저도 하루 종일 이동했고 오전부터 두통이 있었기 때문에 오래 일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꽃을 심은 뒤 바로 쉬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꽃을 심은 김에 주변의 풀도 뽑고 흙도 더 정리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 가지를 했으면 거기에서 멈추려고 노력합니다.
회복 중에는 할 수 있는 만큼보다 조금 덜 하는 것이 다음 날의 컨디션을 지키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즐거움도 회복에 필요했습니다
오늘은 가족과 함께 아침을 먹고, 제부와 푸놀치를 하고, 텃밭에서 채소를 따고, 궁남지에서 연꽃과 수련을 보았습니다.
몸만 보면 이동도 많았고 오전에는 두통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즐거웠습니다.
회복을 위해 무조건 집 안에서 누워 있는 것만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사람을 만나고 자연을 바라보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도 삶의 활력을 되찾는 과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즐거운 일이라도 몸의 한계를 넘지 않는 것입니다.
두통이 심해지거나 어지러움이 나타난다면 일정을 줄이고 쉬어야 합니다.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즐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오늘의 회복 일기
오늘은 회복 28일차입니다.
습관처럼 이른 시간에 눈이 떠졌고, 동생이 차려준 아침을 먹었습니다.
제부와 푸놀치를 하고 텃밭에서 고추와 토마토, 가지를 따왔습니다.
부여 궁남지에서는 연꽃과 다양한 색의 수련을 만났습니다.
오전에는 두통이 계속되어 신경이 쓰였지만 오후가 되면서 조금씩 줄었고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엄마는 긴 외출 뒤 피곤하다고 하셨고, 집에 도착하자 안마의자에서 몸을 쉬게 했습니다.
저도 뚱딴지꽃을 심은 뒤 다른 일을 더 하지 않고 쉬었습니다.
오늘 몸이 제게 알려준 것은 이것입니다.
회복에는 충분한 휴식도 필요하지만,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즐거운 경험과 그에 맞는 준비도 필요했습니다.
차량 이동과 걷기, 낯선 음식과 날씨 변화도 회복 중인 몸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외출할 때 두통약과 소화제, 모기에 물렸을 때 바르는 약을 챙기려고 합니다.
이러한 준비는 불안해서가 아니라 현재 제 몸의 특성을 알고 그에 맞게 생활하기 위한 작은 자기관리입니다.
회복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아닙니다.
내 몸의 속도에 맞게 다시 사람을 만나고, 자연을 보고, 하루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회복 중 외출할 때 제가 챙기는 것
- 평소 복용하거나 의료진과 상의한 개인 약
- 갑자기 두통이 생길 때를 대비한 두통약
- 식사 후 소화불편에 대비한 소화제
- 모기에 물렸을 때 사용하는 벌레 물림용 바르는 약
- 물과 작은 간식
- 증상과 약 복용 시간을 기록할 휴대전화 또는 메모
약은 각 제품의 용법과 용량을 지켜 사용해야 하며,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함께 사용해도 되는지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회복 중 외출할 때 제가 살펴보는 것
- 전날 충분히 잠을 잤는지 살펴봅니다.
-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있으면 일정을 줄입니다.
- 차량 이동 중 같은 자세를 너무 오래 유지하지 않습니다.
- 걷는 중간에 앉아서 쉬는 시간을 가집니다.
-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십니다.
- 고령의 부모님과 함께할 때 화장실과 휴식 장소를 확인합니다.
- 집에 돌아온 뒤에는 다른 일을 이어서 하지 않고 충분히 쉽니다.
이런 두통은 약만 먹고 참지 않으려고 합니다
회복 중 나타나는 모든 두통이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평소와 확연히 다른 두통은 주의해서 살펴야 합니다.
특히 갑자기 매우 심한 두통이 나타나거나 반복되는 구토, 의식 변화, 말이 어눌해짐, 시야 이상, 한쪽 팔다리의 힘 빠짐이나 감각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않고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뇌동맥류 수술 후 회복 중이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두통이 나타나면 약만 먹고 무조건 참기보다 증상을 기록하고 병원에 설명할 생각입니다.
※ 이 글은 뇌동맥류 수술 후 개인적인 회복 경험을 기록한 글입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거나 반복되면 의료진과 상담해야 합니다.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은 질문
- 즐거운 일정이라는 이유로 몸의 피로를 무시하고 있지는 않나요?
- 외출할 때 내 몸에 필요한 약과 물품을 준비하고 있나요?
- 약을 사용한 뒤에도 계속되는 증상을 참고 넘기고 있지는 않나요?
- 가족과의 외출 뒤 충분한 회복 시간을 마련하고 있나요?
회복일기 시리즈
이 글은 뇌동맥류 수술 후 몸과 일상을 회복해 가는 「회복일기」 시리즈입니다.
수면과 두통, 식사와 산책, 가족과의 시간과 외출 속에서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알아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선 회복 이야기와 이후 기록은 블로그 「회복일기」 카테고리에서 계속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한 줄
회복은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즐거운 하루를 살고, 필요한 준비로 나를 보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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